장해진
사인사이트 발행인 장해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러 논의 속에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주소를 다시 묻게 된다.
지금 사법부는 위기 앞에 서 있다.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다.
입법과 행정이 흔들릴 때에도, 정치가 갈등 속에 휘말릴 때에도 법의 저울만큼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국민에게 묻고 있다.
법은 과연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는가.
그 칼은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들려 있는가.
사법부가 한 손에는 무딘 칼을, 다른 한 손에는 날 선 칼을 들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 그 자체로 사법의 권위는 상처를 입는다.
법의 칼은 선택적으로 날카로워 보여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는 관대하고 누구에게는 엄혹하다는 의심이 생기는 순간, 신뢰는 균열을 시작한다.
대법관 한 사람의 판단, 단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은 사법부 전체를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릴 만큼 무겁다.
그 무게는 개인의 명예를 넘어 국가 시스템의 신뢰와 직결된다.
그러나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사법부가 스스로를 바로 세운다면 오히려 더 단단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용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결기, 오직 헌법과 법률에만 충실하겠다는 태도야말로 사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법을 둘러싼 공방이 정치적 이해관계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정의의 회복이다.
국민은 침묵하지 않는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결기다.
사법부 스스로가 스스로의 권위를 지켜낼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법치 위에 굳건히 설 수 있다.
사법부의 명예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판단과 태도로 지켜내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다시 국민의 신뢰 위에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