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진 기자
장해진 칼럼니스트.
살다 보면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친구, 직장 동료, 가족, 심지어 배우자까지도 처음에는 잘 통하던 관계가 시간이 지나며 불편함으로 변하기도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고, 오해가 쌓이면서 마음의 거리가 멀어진다.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상대를 바꾸려 한다.
조금 더 이해해 주길, 태도가 바뀌길, 나에게 맞춰주길 바란다.
그러나 세상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바꾸려 하면 할수록 관계는 멀어지고, 마음엔 피로만 쌓인다.
결국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의 마음뿐이다.
인간관계의 갈등은 인생의 필연적인 과정이다.
삶이 영혼을 단련하는 여정이라면, 관계의 마찰은 인격을 다듬는 숫돌이다.
거친 마찰 속에서 마음이 단단해지고, 그 속에서 인내와 지혜가 자라난다.
사랑으로 시작한 부부 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생활 습관, 가치관, 표현 방식의 차이로 갈등이 깊어지고,
결국 “이 사람과 나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자를 바꾸려는 시도는 대체로 실패한다.
상대를 고치려는 순간, 상대는 더 완고해지고, 관계는 더 멀어진다.
소크라테스는 성격이 고약한 아내와의 관계 속에서 인내를 배우고 지혜를 얻었다.
그가 아내를 바꾸려 했다면, 인류의 대표 철학자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무례한 사람에게서 예의를 배우고, 성급한 사람에게서 인내를 배운다.
불편한 사람일수록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 불편함 속에서 내가 성장하고, 내 인격이 다듬어진다.
갈등이 없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불협화음이 있어야 음악이 아름답듯,
인간관계의 충돌도 더 깊은 조화와 이해를 만들어낸다.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한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이 사람은 내 마음을 단련시키기 위해 온 스승이다.”
마찰이 거셀수록 칼날은 예리해지고, 부딪힘이 있을수록 마음은 단단해진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라.
배우자도, 친구도, 동료도 바꾸려 하지 말라.
먼저 나의 마음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 순간, 세상은 놀랍게도 달라져 있을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